이미지 제공: 애플트리

맥을 쓰는 이유: 간지나서

맥을 안 쓰는 이유: 가난해서


농담이 아니다. 위 문구는 네이버에서 맥을 쓰는 이유라고 검색하자 나온 결과이다. 사실 나는 오랜 기간 동안 IBM유저였다 . 대학 시절 디자인을 배운답시고 몇 번 끄적댔던 게 전부였으나 사실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학교에 있던 매킨토시는 어떠한 감동을 줄만 한 시스템이 전혀 구축이 안되어 있었던 것 같다. 최첨단 IBM 컴퓨터가 대부분 깔려있던 것에 비해,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이 되다 보니 매킨토시는 오래되고 한번 사면 오 년이고 십 년이고 그냥 쓰는 그런 기종이었던 것이다) 디자인이 예쁘긴 했으나, 가격이 IBM 에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비쌌기 때문이었고, 불법 소프트웨어를 깐다는(?) 크나큰 약점이 있었기에 그냥 보기 좋은 떡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전부였다.


대학 졸업, 나는 맥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녀는 맥북에서 아이팟에 이르기까지 온몸을 하얀색 사과로(?) 도배를 그런 친구였다. 어느 날 나는 쿨한 척 그런 왜 쓰냐는 듯이 그녀에게 은근스레 물어보았다.

맥이 좋아?

. 좋아 . 뭐랄까 맥을 쓸 때는 내가 맥을 쓰는 것 같은데, IBM을 쓸 때는 IBM 이 나를 쓰는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도통 이해가 되질 않았다 . 내가 맥을 쓰는 것 같은 것의 느낌? IBM 이 나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도대체 무엇일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할지 멍한 상태로 있는 나에게 그녀가 한마디 거들었다.

맥은, 나랑 소통하는 것 같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곳에 어떠한 것이라도 받아들이는 것 같아. 나에 맞춰서 움직여. 내가 모르는 것은 절대 깔지 않고, 모든 행위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파일에는 목적이 있거든.

 

나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할 없었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한편으로는 오묘한 진리가 발견될 것만 같았다. 획일적이고 융통성 없는 인터페이스, 최신 기능을 위하는 것이라지만 사용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업데이트 프로그램들, 컴퓨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나날들. 나는 슬프게도 내 컴퓨터와 소통을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있다면, 글을 쓰다가 갑자기 멈춰버렸을 , 안돼, 이 자식아! 멈추지 말란 말이야! 이걸 날릴 순 없어!를 외치던(절규하던이 더 맞는 표현일 듯) 그러한 소통 정도였을까?

아무튼 나는 지금 나의 맥과 소통하고 있는 중이다. 기계와 소통을 한다는 것, 나를 위한 섬세한 배려는 무척 감동적이다. 누군가 말했다. 맥을 쓸 때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말한다. 살아있는 소통을 위해서라면 맥을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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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이며 강력한 인사이트를 주신 dawnsea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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