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남자는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잘빠진 수트, 절제된 컬러의 넥타이, 깎아지는 듯 정교함을 자랑하는 시계, 성공을 상징하는 만년필….
하지만 나에게 있어 섹시한 남자를 완성하는 것은
바로 작은 수첩, 몰스킨(Moleskine)이다. 단단하고 섬세한 블랙 가죽 커버에,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종이 질감, 어떠한 필기구를 갖다 대어도 매끈하게 표현하는
필기 감까지. 이러한 몰스킨의 매력은 ‘100 년의 역사와 전통’, 혹은 ‘피카소와
헤밍웨이가 사용했다’는 홍보문구 따위로 치장하지 않아도 매력적이다.
프랭클린 플래너가 잘 짜인 합리적이며 계획된 인생을 말하고 있다면, 몰스킨은 자유다. 그 누구에게도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이다. 나는 그의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백지가 좋다. 예측할 수 없는 그 자유분방함이 좋다. 내가 채워놓을 수 있는 그 여백이 좋다.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는 표현을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자유로운 남자는 충분히 관능적이기 때문이다.










